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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4973회 이종승 20년차 연극배우 아내 승희씨, 아들 로운 다온, 강원도 영월 탄광촌 아들, 코로나19 여파 1년째 무대없는 배우
밀크비타민 2021. 1. 11. 06:00“KBS1 인간극장 4973회”
2021년 1월 11일~11월 15일(월~금요일) 오전 7시 50분 방송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편 아빠 그 이름만으로도
언제든 기대어도 좋은 아름다운 무게 가족...
그 덕분에 아빠 종승 씨는 달린다.
유례없던 역대급 재난 코로나19한파. 그 직격탄은 연극계도 비껴가지 않았다.
배우 이종승 씨(48세) 세 살, 두 살 연년생 두 아들을 둔 가장이다.
아내 역시 무대 음악을 하는 터라 관객이 필수인 연극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2020년은 누구보다도 힘들었다.
*전 세계가 멈추었지만 나는 멈추지 않는다.
2020년 전대미문의 전염병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마비되었다.
집 밖을 나가려면 마스크를 써야하고 친구는 물론 가족과의 만남도 못 하게 만든 코로나19는 관객 앞에서 연기를 해야 하는 연극배우 종승 씨에겐 그야말로 역대급 재난이다.
경력 20년 차 연극배우 종승 씨는 전염병 ”코로나19”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달력에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1년째 무대 없는 배우로 살게 되었다.
배우로서 연극에만 집중하면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고 싶지만 그럴수 없는 게 연극계의 현실 다행히 배우를 하면서도 스무 살 무렵 배운 목공 솜씨로 무대 제작을 부업으로 했던 터라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 덕에 지인을 통해 실내인테리어 공사도 간간히 맡아 왔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한계에 다다랐다.
게다가 연말이 지난 겨울은 공연계의 비수기 이일 저일 따질 때가 아니다.
이 겨울을 또 나야 하지 않는가 처음으로 인력시장에도 나가보고 구직사이트를 통해 건설 현장 일용직 잡부로도 뛰는 종승씨...
세상은 코로나19로 멈춤의 단계로 바뀌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일상은 멈출 수 없다.
*삶이 가난하다고 꿈까지 가난할 필요는 없다.
종승 씬 강원도 영월의 탄광촌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쳤다.
광부셨던 아버진 어떤 이유였는지 어머니와 불화했다.
종승 씨가 일곱 살 때 두 분은 헤어졌고 종승 씬 열다섯 어린 나이에 혈혈단신 상경했다.
생계를 위하여 길거리 노점상을 비롯하여 봉제 공장 가구 공장을 전전하며 일했고 고깃배도 탔다.
그러던 어느 날 야학을 하면서 알게 된 연극무대에서 종승 씬 새로운 삶의 희망을 만났다.
자신의 삶과 다른 수많은 배역들을 연기하는 그 무대가 그에게 꿈으로 다가왔다.
연극이 목표가 된 배우의 길은 학비를 벌기 위해 그 어떤 밥벌이를 해도 기죽지 않는 새로운 삶의 여정이었다.
가난해도 꿈이 있다는 건 그런 것이었다.
아내 승희 씬 그의 희망이었던 연극 무대에서 만난 사람이다.
피아노를 전공하고 연극 음악을 해온 그녀는 20년 넘게 홀로 지내온 마흔 셋...
독거남에게 연극 말고도 그가 가슴에 품고 싶었던 또 다른 빛이었다.
연년생 두 아들을 얻고 늦깎이 아빠로 풍족하진 않지만 예술인 마을 공동체에 보금자리를 꾸린 그는 나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 그 이름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종승 씬 무대에 설 수만 있다면 때론 가난할지라도 행복했다.
게다가 음악을 하는 아내 두 아들까지 얻었으니 말해 무엇할까?
그런데 코로나10 여파는 달랐다.
세계를 팬데믹 상황에 빠뜨리면서 경제는 물론 그의 삶이자 희망인 연극무대까지 멈추게 했기 때문이다.
아내 역시 함께 연극무대에서 음악 작업을 하는 터라 종승씨 가정의 어려움은 맞벌이를 해도 큰 위기에 봉착했다.
당장 겨울나기가 걱정이다.
연말에 몰린 공연을 뛰어 겨울을 나는 게 연극계의 패턴인데 올핸 그 역시 줄었고 다른 일자리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망 끝에서 그는 희망을 본다.
일당을 벌기 위해 나간 건설현장에서 한때 잘나가던 건설 일용직 동료들에게 격려를 받았고 일자리를 찾아보기 위해 나선 구로 삼거리...
새벽 인력시장에선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걷는 무수한 아버지들의 멈추지 않는 행렬을 보았다.
건설일용직 노동자의 이야기를 극으로 재연한 “어느 젊은 건설 노동자의 이야기”는 비대면 공연으로 계획되면서 일정이 취소되지 않았고 무대가 그리운 배우 종승 씨에게 그나마 버틸 힘이 되어주었다.
또한, 아내와는 집에 갇혀 지내는 어린이들을 위한 팝업 공연도 지자체 지원을 받아 제작하게 되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어려운 고비를 오늘도 굽이굽이 넘고 있지만 대리운전을 뛰고 밤일을 마친 아빠 종승 씨를 걱정해주고 응원해주는 세 살된 큰아들 로운이와 다온이...
자신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처럼 청아한 아내의 웃음소리 덕분에 아빠, 이종승, 배우 이종승은 오늘도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