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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한국인의 밥상 491회”

2020년 12월 24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방송

(겨울이 따스하다-울 엄마 곰삭은 맛)

오랜 세월을 담아 더 깊어진다.

어머니의 사랑과 함께 익어가는 맛...

젓갈과 무짠지, 묵은지와 식해까지

울 엄마 손맛이 스며든 한겨울의 정겨운 한 상!

추위를 녹이는 온기 한 그릇을 맛본다.

* 갯내 가득 손에 물 마를 날 없었던 어머니의 바다

충남 서산 가로림만에 자리한 갯벌에서는 제철 맞은 굴 따기가 한창이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아가며 부지런히 일하는 어머니는 이복순씨...

굴을 따고 무거운 굴 덩어리를 오래된 물지게로 지고 나르다 보면 금세 하루가 간다.

복순 씨는 50년이 넘는 긴 세월을 갯벌에서 보냈다.

갯벌과 바다 일이 복순 씨의 6남매를 키운 셈이다.

10년 전 남편을 먼저 보내고 자식들 챙기기에 여념 없는 복순 씨는 굴을 캐서 손주들 용돈도 주고 맛있는 것도 사 먹는단다.

삶의 현장이자 먹을거리를 한없이 내어주는 고마운 갯벌이지만 자식들에게만큼은 고된 일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는 복순 씨...

둘째 딸 조시연 씨는 겨울이 되면 어머니가 집에서 혼자 외롭지 않을까 더욱더 걱정이다.

어머니와 딸 서로를 향한 마음을 담은 한 상을 만나본다.

스물네 살에 시집와 바다를 처음 보았다는 복순 씨...

당시에는 젓갈이 낯선 음식이었지만 지금은 젓갈을 누구보다 맛있게 담근단다.

소금에 절여 둔 굴과 조개, 낙지를 매콤한 양념에 무쳐내면 어리굴젓 무침, 조개젓 무침, 낙지젓 무침 완성한다.

김장하고 남은 자투리 채소를 모아 게를 넣고 담그는 게국지는 변변한 찬거리가 없던 시절 가족들의 겨울 밥상을 책임지던 옛 어머니들의 지혜...

한 달 정도 숙성시킨 게국지는 찌개, 굴처럼 끓여 먹는데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해풍에 말려 둔 망둥이는 간장양념을 얹어 조리면 고소하고 쫄깃한 밥도둑이 된다.

바지락과 무를 넣어 시원하게 우려낸 국물에 갯벌에서 잡아 온 싱싱한 낙지를 넣고 끓인 바지락 낙지탕은 갯벌에서 언 몸을 녹이는 겨울 보양식이다.

 

*장독 소복이 깊은 맛이 익어가네 어머니의 장독

경북 영천 겨울빛이 스며든 보현산 자락의 한 마을...

겨울 양식인 시래기를 널어 말리고 더 추워지기 전 무짠지 담글 무를 수확해 둔 풍경이 정겹다.

 

20여 년 전 영천으로 귀촌한 조정숙 씨는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발효음식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2년마다 소금을 사들여 창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김치, 무짠지 담그는 데 그 소금을 쓴다는 정숙 씨...

소금은 10년 이상 간수를 뺀 다음 가마솥에 세 번 볶아 사용하는데 그래야 소금에 남아있는 불순물과 쓴맛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

고려 시대의 문신 이규보의 후손인 할머니로부터 소금의 중요성을 배웠다는 정숙 씨...

음식 한 가지를 만들 때도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정숙 씨의 곁에서 둘째 딸 홍지영 씨가 그 솜씨를 배우는 중이다.

내림 짠지와 어머니의 사랑이 깃든 밥상을 맛본다.

무짠지는 볶은 소금에 무를 나흘 동안 절인 후 다시 꾸들꾸들하게 말린다.

이렇게 말린 무에 육수와 직접 담근 간장을 반반 섞어 끓인 후 부어주는데 일주일 두었다가 간장을 다시 끓이고 식혀서 붓기를 세 번 거듭하게 무짠지를 만든다.

짠지의 역사는 고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규보의 문집(東國李相國集)에는 소금에 절인 무는 겨우내 반찬이 된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그만큼 겨울나기에 중요한 식량이었던 무 고추냉이를 넣고 담그는 무김치도 아삭아삭한 맛으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무를 갈고 찹쌀과 섞어 반죽을 만든 후 팥소를 넣고 부친 무 찹쌀 전병은 어린 시절, 정숙 씨 할머니가 만들어 주던 별미, 부드러운 맛에 영양까지 더한 고등어 시래기 찜과 구들장 삼겹살구이까지 곁들이면 든든한 한 상 완성이다.

"한국인의 밥상 12월 24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에 방송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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