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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인간극장 "
2020년 12월 7일~12월 11일 (월요일~금요일) 오전 7시 50분 방송
(이대로 당신과 함께)
오늘도 장정수 할머니(73세) 는 낡은 일기장을 보며 기억을 되짚는다.
그런 할머니 곁을 지키는 유종호 할아버지(80세)할아버진 또박또박하게 씌어진 아내의 정갈한 글씨체가 무척이나 그립단다.
영민하던 아내가 너무나도 바르게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데...
혈기 왕성하고 무서운 것 없던 젊은 시절 유종호 할아버지는 형님의 권유로 옆 동네로 일을 하러갔다.
춘향이 저리 가라 할 만큼 곱디고운 외모의 장정수 할머니한테 첫눈에 반해버렸다고 한다.
1년간 할아버지의 열렬한 구애로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는 두사람...
행복하게 잘 살아보리라 다짐하고 시작한 결혼이었지만 모두가 가난했던 그 시절...
부부의 삶도 녹록하지 않았다고 한다.
큰 형님의 죽음으로 시어머니와 시할머니까지 모시며 맏며느리 역할까지 했던 정수할머니...
하지만 가진 것 없던 시절 가난을 이겨내기도 바빴던 부부는 함께하는 시간보다 서로를 그리던 시간이 더 많았다고 머나먼 타국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났을 때도 홀로 삼남매를 키웠다.
돈 벌러 간 남편을 그리며 애틋하고 슬픈 마음을 일기장에 털어놓았던 정수할머니...
남편이 보낸 준 돈은 한 푼도 쓰지 않고 악착같이 저금하기 바빴던 현명한 아내였다.
악착같이 돈을 모아뒀던 돈이 종호할아버지가 돌아왔을 땐 번듯한 집을 살 정도로 돈이 모였다고했다.
그렇게 정수할머니는 힘든 상황속에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훌륭한 며느리, 아내 어머니의 역할까지 해냈다고한다.
그런 아내에게 늘 고마웠던 종호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삶에 치여 함께하지 못한 아쉬운 시간과 어른들 눈치 보느라 살갑게 표현하지 못했던 고맙고 사랑하는 그 마음까지...
이제 마음껏 누리고 표현하면서 살아가리라 생각했는데 아내는 너무 오랜시간을 기다린게 아닐까?
정수할머니는 아쉽고 섭섭했던 그 기억마저도 잊어가고 있다.
남편을 향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가득 담아 일기를 썼었는데...
낡은 일기장에는 정수할머니의 고된 인생이 담겨 있다.
할아버지는 그저 할머니가 나이 들어 건망증이 심해진 것이겠지 했던 종호 할아버지...
아내의 상태는 점점 나빠져만 갔다.
매일 솜씨 좋게 차려내던 밥상이건만 밥 하나, 국 하나 끓이기도 어려운 상태가 되어갔고 방금 한 일마저 금방 까먹고 딴소리를 하기 일쑤였다.
요즘은 계절감도 날짜감도 사라져 버렸다고한다.
가족들의 성화에 못 이겨 한 검사를 통해 아내가 "치매"에 걸렸다는 걸 알게됐다.
정수할머니는 치매 5등급 판정을 받은 그날 종호 할아버진 조금만 더 빨리 알아차릴 걸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쏟으며 무너져 내렸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자신 때문에 아내가 치료 시기를 놓친 것 같아 힘이들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대로 무너져 있을 수만은 없었기에 아내를 위해 그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종호할아버지는 팔십의 나이에도 동네 이장 일을 맡고 있는 팔팔한 현역이시다.
약속이 매일 끊이질 않게 늘 바쁘지만 어딜 가든 아내와 함께하고 "사랑한다" 표현도 아끼지 않는다.
혼자있을 아내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치매 진행을 늦추는데 몸을 움직이고 계속 머리를 써야 뭔가를 하는 것이 좋다는 말때문이다.
아무리 본인을 위한 거라도 귀찮을 법도 한데 정수할머닌 남편 따라 여기저기 다니며 일도 척척 도와주는 베테랑 조수가 되었다고한다.
종호할아버지는 생전 하지 않던 부엌 출입도 부쩍 늘었다고한다.
그 덕에 정수 할머니는 평생 먹어보지 못한 남편표 밥상을 받아보게 됐다고한다.
또 종호할아버지는 그날 그날의 기억을 되짚는 게 좋단 말에 쓰기 싫단 정수 할머니를 달래가며 일기까지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남들이 보기에 별거 아닌 것같지만 종호할아버지는 오늘도 아내의 기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댜해 노력 중이다.
그동안 못해준 다정한 말도 애틋한 표현도 아낌없이 해주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지금 이대로 정수할머니와 함께하고
하고 싶단 종호 할아버지...
평생을 오직 가족들만을 위해 살아왔던 정수할머니...
그런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인 종호 할아버진 함께하는 계절이 조금 더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오늘도 "치매"란 고약한 녀석과 쉴 틈 없이 싸우고 있다.
*KBS1 인간극장 12월 7일 월요일 오전 7시 55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