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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한국인의 밥상 486회”
2020년 11월 19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방송
(설악산 대청봉과 마주하고 자리 잡은 점봉산)
해발 1,164m에 올리가면 곰이 하늘을 보고 누운 것 같은 모양의 곰배령이 펼쳐진다.
봄부터 가을까지 야생화와 초록과 단풍 얼룩의 환상적인 자연을 품은 원시의 숲...
곰배령은 옛날 콩과 팥을 이고 지고 고개를 넘어 양양의 장으로 가던 길이였고 공을 차며 뛰어놀던 그들의 생활 공간이었다.
1년 내내 곰배령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넉넉한 한 상을 만나본다.
산을 닮은 곰배령 사람들의 늦가을을 만난다.
*하늘아래 청정 곳간, 부족함이 없어라( 곰배령 사나이 지어룡씨 부자의 산중 연가)
곰배령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사람들의 “강선마을”
*곰배령*
주 소: 강원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점봉산 정상에서 남동향 곰배령을 중심으로 희귀 야생화 및 산약초, 산채류 등이 다량 분포되어 있으며 1987년부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 고시되어 입산통제하에 관리되고 있다)
주요 야생화: 꽃개회나무, 구절초, 금강초롱곷, 바람꽃, 당양지꽃
지어룡씨는 23년 전 강선마을로 내려와 집을 짓고 살고 있다.
아들의 고향이자 가족들의 추억이 담긴 지어룡씨의 집은 계곡이 흐르는 산자락 아래 자리잡고 있다.
학업 때문에 떨어져 지내는 아들이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다.
아들과 함께 지었던 지에 흙을 발라 빈틈을 메워 겨울을 준비하는 부자는 산에서 살아가려면 더 바쁘게 몸을 움직어야 한다고...
지어룡씨에게는 곰배령이 그저 풍경이 아름다운만 있는 곳인 아닌 삶의 터전이다.
뒷마당에 떨어진 잣 몇 개를 주워 아들이 좋아하는 잣죽을 한 그릇 끓여내고 당귀를 캐서 수제비도 한 그릇 끓인다.
지난 겨울에 말려둔 황태를 불에 구워 아들과 그 맛을 나눈다.
곰배령에 살면서 숲이 주는 것에 마냥 즐거은 지어룡씨는 아들이 숲을 닮아 배려있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처럼 아들의 영원한 고향인 곰배령에서 인생의 참 맛을 본다.
(계절마다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는 천상의 화원 곰배령)
옛날 산비탈을 일구어 당귀 농사와 콩, 팥 농사를 짓고 가을이면 추수한 것들을 짊어지고 장터를 다니던 고단한 삶의 고개였던 곰배령...
80을 넘긴 나이에도 부지런히 농사일을 하며 몸을 움직이는 조대원,허순근 어르신 부부이다.
시간의 흐름도 세월따라 변해가지만 이 노부부는 당귀를 덕장에 말리고 당을 파서 농사지은 감자와 무를 보관하며 그대로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잘 말려진 당귀에 닭 한 마리를 넣어 끓이며 지나간 추억을 회상한다.
조대원어르신의 기억에 콩과 팥, 당귀를 지게에 가득 짊어지고 장터로 나서 며칠을 거쳐 장에 도착해 가져간 곡식을 다 팔아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등어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넉넉하지 않은 고등어에 물을 가득 붓고 끓였다는 고등어뭇국은 아버지의 힘들고 고된 삶을 보여준다.
봄이 돌아오면 얼레지나물을 시작으로 곰배령에 나물 뜯으러 갔다는 아내 허순근 씨도 그 시절 추웠던 곰배령의 옛 기억을 떠올린다.
그때 그 시절 100마리의 소가 고개를 넘어 우시장으로 가는 날 북적북적했던 곰배령...
이제 사라져 버린 곰배령의 옛 추억이 담긴 노부부의 밥상을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