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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 수첩 1264회” 보험사 유령 의사의 비밀
2020년 11월 3일 화요일 밤 10시 40분 방송
딱 당해보니까요, 막말로 보험사는 사기꾼이다. “정부의 허가받은 사기꾼이다“
김용선 보험가입자의 이야기이다.
2019년 4월 17일 김용선씨는 광주대구고속도로 사치 터널에서 연료 부족으로 정차되어 있는
차량을 발견한다.
용선씨는 평소 남의 일에 앞장서서 도와주는 것을 좋아해 ”의인상“까지 수상한 사람이었다.
그날도 정차된 차량의 안전 조치를 하며 2차 사고를 예방했다.
그런 조치를 하고 있는 그때 덤프트럭 한 대가 김용선 씨를 치고 말았다.
그 사고로 김용선씨는 왼쪽 팔과 다리에 심한 장해를 입고 가입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에서는 의료자문 의사의 소견서를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
그 이유로 ”근력 등급을 고려할 때 능동적 관절 가동범위 제한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었다.
김용선씨는 1년 넘게 휠체어를 타며 병원 생활을 하는 동안 한 번도 찾아오지 않고 보낸 익명의 자문의의 소견이었다.
또 다른 피해자는 경주에 사는 김정완 씨는 오토바이 사고로 오른쪽 손과 발에 영구적인 장해를 얻고 말았다.
그도 역시 보험사에 장해진단서를 제출해 보험금 청구를 했지만, 보험사에서는 의료자문 의사의 소견서를 근거로 진단서상의 장해율을 인정할 수 없다며 보험금액을 삭감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정완씨는 사고 이후 생계를 할 수 없고 가족과도 헤어지게 되었다.
”PD수첩“과의 만남에서 보험사 의료자문의를 직접 만나보고 싶다며 울분을 토해 냈다.
2019년 한 해 동안 보험사 의료자문으로 인해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건수는 3만여 건이나된다.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2016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22개 생명보험사, 14개 손해보험사가 38만 523건의 의료자문을 했다.
*의료자문은 보험사가 과잉청구나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 보험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의사에게 의학적 소견을 묻는 과정이다.
이런 과정에서 보험사들이 의료자문을 약용해 보험금 삭감 또는 부지급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보험금 청구가 들어왔을 때 보험금을 지급해주지 않는 비율, 즉 부지급율을 높이는 게 보험사들이 돈을 버는 핵심이다.
보험사는 청구한 보험금을 부지급해주기 위해서 여러 가지 기술을 쓰고 있다고 한다.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 소장은”부지급하기 위한 전략 중 가장 확률이 높은 게 뭐냐면 이 의료자문이예요”이라고 말한다.
보험사 의료자 문의는 환자의 개인정보인 진단서와 진료기록을 들여다보지만 환자는 보험사 의료자문의의 이름조차 알 수 없다고 한다.
보험사는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의사의 정보를 철저히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PD수첩”은 취재 중 그동안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자문의들의 신원을 파헤쳐 그들의 입장을 들어본다.
그중 한 자문의는 자신이 작성한 의료 자문서는 법적인 효력을 가질 수 없는 예비서에 지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자문서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되기도 한다는 것을 듣고 도리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PD수첩”은 보험사 의료자문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듣기 위해 보험업계 관계자들로 수소문했다.
취재진의 끈질긴 설득으로 전 현직 관계자들은 의료자문에 대한 충격적 사실을 밝혔다.
일부 보험사 의료자문 업체에서는 보험사로부터 자문 내용을 수정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그 내용을 수정하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18년의 경력에 전직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의료자문을 가리켜 “ 결론은 거의 다 맞춰진 것” 답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취재진은 그에게 의료자문을 믿느냐는 질문에 그는 ”믿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했다.
보험금을 두고 일어나는 보험사와 보험 소비자 간의 분쟁, 그리고 보험을 가입한 소비자들이 알 수 없었던 보험사 의료자문의 뒷이야기를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