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KBS1 한국인의 밥상 499회”

2021년 2월 18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방송

-봄을 품은 겨울 밥상

기나긴 추위를 견디고 우리 곁으로 온 겨울날의 선물...

주꾸미, 한천, 냉이 , 매생이, 초록빛 움트는 계절. 향긋한 봄 내음 깃든 밥상으로 한 발짝 다가온 새봄을 맞이한다.

# 거친 세월 지나 찾아온 봄 – 무주 치목마을

전북 무주의양지바른 치목마을은 삼베 짜는 집이 많아 삼베마을로도 불린다고 한다.

언 땅이 녹아나는 이시기 치목마을에서는 겨울 냉이 캐기에 한참 분주하다.

구순을 바라보는 마울 주민 김영자 씨는 겨울이 추워서 고달파도 제몸을 유지한 냉이가 더욱더 달달하다.

농한기면 끊임없이 들려오는 짤각이는 배틀소리...

마 섬우의 원재료인 삼은 3월에 씨를 뿌려서 7월에 수확한다는데, 삼베 길쌈은 서른 가지 넘는 과정을 거쳐 의복, 이불 등으로 탄생하다.

어릴 적 어머니가 삼베를 짜면 베틀 아래에서 잠들었다는 손순임 부녀회장...

때로는 고단하고 삼베처럼 거칠었던 세월 지나 맞이하는 봄은 추위를 이겨낸 겨울 냉이처럼 향긋하다.

치목마을 주민들의 봄을 맞이하는 밥상을 만나본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삼베 길쌈할 때마다 큰 가마솥에 끓인다는 돼지등뼈 시래깃국, 한 솥을 끓이면 여러 마을이 나눠 먹을 만큼 푸짐하다.

땅에서 자란 보물, 갓 캐온 겨울 냉이로 만든 겉절이는 봄 내음을 가득 담은 맛, 전으로 부쳐먹어도 은은한 향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말려둔 가죽나물(참죽나물)로 부치는 전은 담백한 맛이 구미를 당기는데...

줄기를 잡고 뜯어 먹는 재미가 있다.

늙은 호박을 채 썰고 무뉘가 얼룩덜룩해서 이름 붙은 호랑이 콩을 맵쌀가루와 함께 버무려 찌면 호랑이 콩 시루떡이 만들어진다.

옥수수 껍질을 벗긴 후 울타리콩, 팥과 함께 푹 삶은 강냉이 콩죽은 예로부터 즐겨 먹던 별미, 소박한 한 그릇에 옛 추억이 떠오른다.

바지런한 손길로 차린 밥상에는 봄이 한 걸음 성큼 다가온다.

 

반응형
댓글